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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영화 그래비티 Gravity] 우주로 던져진 외로운 자아

by 비오는날비맞기 2014.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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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래비티 Gravity] 우주로 던져진 외로운 자아

 

 

 

 

 

 

 

 

 

 

 

 

 

 

 

 

영화 그래비티의 시작은 어떤 다른 영화들 보다도 흥미롭습니다. 영화는 필요없는 군더더기를 미리 잘라낸 느낌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도, 지구인들에게 지극히 현실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영화를 보고 가장 크게 생각된 점은ㅣ 이 영화는 관객에게 살아있음 그 자체에 대해 치열하게 질문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광활한 우주에 떠 있는 이 주인공들에게 암흑의 이 공간은 그들이 잠시라도 방심하면 먼지처럼 부숴져 버릴 위험의 공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던 우주의 편안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었을까요?

 

소음에 익숙해진 인간, 그리고 우주의 고요ㅣ 산드라 블록이 한없이 고요한 우주가 마음에 든다고 말합니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각종 소리, 소음은 생활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이제 고요함을 찾기 위해 시간을 들여야 하고 돈도 들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음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래비티를 보는 내내 주인공들의 대화 소리만 줄창 들렸지만  그 깊은 고요에 몸과 마음이 흡수된 느낌이었습니다. 지구도 우주의 일부에 불과하죠. 마찬가지로 지구 또한 고요합니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동물들의 울음소리, 파도 소리, 비가 오면 비오는 소리, 바람 소리.. 이런 소리들이 전부입니다. 이건 소음이 아니죠. 인간이 자연과 어울려 살 때가 가장 인간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편안하겠죠.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연은 더렵혀지기 일쑤고 과도한 에너지 소비와 자원 소비로 인해 자연은 무차별하게 인간들에게 잠식 당한지 오래입니다. 그 어떤 상처나 아픔 보다도 자연의 파괴는 인간들을 더 병들게 할 것입니다. 그 파괴자인 인간들에게 모두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 오니까요.

 

 

 

 

 

인간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ㅣ 그래비티를 지배하는 감정은 우주에 대한 '경이로움'과 바로 '두려움'일 겁니다. 최첨단의 장비들로 주인공들은 우주를 자유로이 유영하기까지 합니다. 조지 클루니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너스레를 떨기도 하는데요. 거기에 한 술 더 떠 음악까지 감상하죠. 그는 알게 모르게 동료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고 있는데요. 그의 활약으로 적막한 우주는 활기를 얻습니다. 그러나 그런 그조차 두려워하는 것이 있겠죠. 농담 삼아 자신의 여인이 우주 비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떠나고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아마도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도 아닌 혼자 남겨지는 외로움일 것 같습니다. 산드라 블록이 마지막 모든 희생자들을 뒤로 하고 혼자 남겨져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워야 했는데요. 모두가 사라져버린 허망한 우주 공간에서 그녀가 붙잡아야 했던 것은 바로 '희망'이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아이까지 잃었던 그녀에게 더 극한의 아픔은 없었습니다. 그것이 그녀를 더 강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습니다. 마지막 남겨진 혼자라는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 그것은 영원히 우리 각자는 모두 혼자일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래비티, 당신이 딛고 있을 그 땅의 감촉ㅣ 이 영화의 제목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그래비티, 바로 중력입니다. 그래비티를 보며 가장 안심하고 감사했던 부분 중에 하나, 바로 중력입니다. 우주에서는 아주 작은 물체도 무서운 괴력으로 공간을 가로지르거나 잦은 폭발로 인한 잔해물들로 가득합니다. 공기라고는 없는 이곳은 지구와는 모든 개념이 반대되는 듯 합니다. 우주는 눈 부시게 발전을 이룬 인간들의 세상에 조소라도 보내는 것 같습니다.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우주는 인간에게 한가지 질문만 던질 뿐입니다. 생존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 그러나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지구는 그렇지 않습니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 모든 것을 제공해줍니다. 땅, 물, 공기, 먹을 것, 입을 것.. 지구에서의 인간은 모든 것이 윤택합니다. 산드라 블록이 지구에 안착해 처음 공기와 만나고 그 다음에 물을 만나며 마지막, 바로 두 발을 딛고 설 수 있는 땅을 만납니다.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요소들. 늘 가까이 있어서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들이 당연해지지 않는 곳이 우주입니다. 지구를 아무렇지 않게 우리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나요..당연히 태어났으니 살아야 하고 죽지 못해 산다고 괴로워 한 적은 있지 않나요...어리석은 인간에게 영화는 이 당여했던 모든 것들이 '기적'이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구의 품을 벗어나면 더 없이 먼지에 불과한 티끌 같은 존재...그러나 엄마의 자궁 안 처럼 지구와 탯줄로 연결된 우리는 이 땅의 무한한 보호 속에서 풍부한 영양을 여전히 공급 받고 있는 것이죠. 거기에 더 나아가 삶의 질을 추구하며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곳은 태초부터 완전한 곳이었죠. 굳이 우주로 나갈 때처럼 커다란 우주선이나 비행복으로 무장하지 않아도 우리의 피부 그대로 모든 물질들과 접촉하며 자연을 벗 삼아 살 수 있는 곳. 바로 우리가 사는 지구입니다. 이미 모든 것이 시스템화되어 있기에 그 어떤 인위적 도움이 필요없는 엄마의 뱃 속과도 같은 곳인거죠.

 

 

나를, 내가 사는 이곳을 더 뜨겁게 사랑하자ㅣ 그래서 이젠 이렇게 나 자신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 한 아이가 탄생하기 위해 수억마리의 정자가 난관을 통과해서 엄마의 몸에서 생명으로 뿌리내리는 것 처럼 광활한 우주 속의 지구라는 별은 그렇게 감히 우연으로 생기고 유지될 수 없다는 것. 이 소중한 깨달음을 잊지말고 나를, 그리고 내가 사는 이곳을 더 뜨겁게 사랑하자고...말이다..

 

 

 

 

주연: 산드라 블록

 

 

 

 

감독: 알폰소 쿠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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