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s 스타일] '싸이'라는 브랜드 소비하기

 

[싸이's 스타일] '싸이'라는 브랜드 소비하기

 

 '유흥'이라는 말의 사전적의 의미를 알아보면 '흥겹게 놂'이란 의미다. 유흥이란 단어에 제격인 뮤지션이 있다. 바로 '싸이'다. 본명은 '박재상', 올해 37살의 미국 빌보드 차트 2위까지 기록하며 영국과 그 외 유럽국가, 아시아 전역을 '강남스타일' 열풍 속으로 이끈 장본인이다. 싸이가 이룬 국내 최고 해외 시장 흥행 성적에 앞서서 나는 그가 얼마나 역량있는 뮤지션인가에 대해 먼저 말하고 싶어진다. 2001년 'PSY(싸이)'라는 이름으로 [PSY...From the psycho world]라는 제목의 앨범을 발매하면서 데뷔한 싸이는 강남 스타일 히트 이전에도 본인의 곡을 비롯해 상당 수의 국내 가수들의 히트곡을 작곡해낸 명실상부 실력있는 작곡가이기도 하다.

 

 싸이는 '렉시'의 애송이, 이승기의 '내 여자라니까', 서인영의 '신데렐라', DJ DOC의 '나 이런 사람이야'등의 자신 특유의 흥겹고 화끈한 음악들을 많이 만들었고 무대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챔피언', '새' 같은 그의 대표 히트작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싸이는 동료 뮤지션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싸이 특유의 대중성과 상업성을 갖춘 다이내믹한 곡 프로듀싱은 타고나지 않으면 겸비하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중들에게 데뷔부터 자신만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싸이는 흥을 돋우는 데에는 빠지지 않는 우리나라 대표 가수이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시련을 맞게 된 것은 바로 군 복무 중이었다. 2003년 병역을 시작해 2005년 11월가지 군 복무를 마친 싸이는 병역 특례와 부실 근무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결국 부실 복무에 대한 부분은 무혐의로 해결됐으나 병역법 상의 소프트웨어 개발 산업기능원의 업무 규정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병무청으로부터 재목무를 통보 받게 됐다. 싸이는 실제로 병특회사에서 공연과 음악 기획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공학에 대한 업무를 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업무라는 지정업무로 보기 힘들다는 병무청에 판단으로 대체 복무가 취소되었다. 이런 싸이가 나이를 채우면 공익입대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권유로 현역 입대를 결정하게 된다.

 

 군대 문제로 마음 고생, 몸 고생을 했던 싸이는 제대 이후 활발하게 연예계 활동을 이어간다. 김장훈과의 완타치 공연으로 완벽하게 제기를 알리게 되었다. 그러나 김장훈과의 불화설로 다시 한번 싸이는 대중의 도마 위에 오른다. 그러나 곧 김장훈은 싸이에게 형으로써 화해의 손을 건넸고 그렇게 일은 마무리되었다.

 

 이런 안좋은 일들 속에서도 싸이의 강남 스타일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6월에는 유튜브 역사상 최초로 20억뷰를 돌파하면서 그가 여전한 월드스타임을 증명해주었다. 이번 여름 발표된 새로운 곡 '행오버'는 초반 상승세를 힘입는 듯 하였으나 빌보드차트 100위 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싸이는 아시아 가수 최초로 빌보드 톱 30에 '강남스타일', '젠틀맨', '행오버'까지 3곡 연속 진입시키는 대기록을 세웠다. 자신을 브랜드화 할 줄 아는 싸이, 음악 한 곡으로 많은 이들과 소통할 줄 아는 뮤지션 싸이. 자기가 가진 능력을 가장 자기답게 잘 가지고 놀 줄 아는 가수 싸이. 싸이는 여전히 진행형으로 날마다 새로운 역사를 쓰는 월드스타다. 그러나 나는 생각한다. 빌보드 차트 진입보다, 유튜브 2억뷰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 것이다. 코믹하고 가볍고 유쾌하게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왔다면 이젠 진정성과 메세지를 담은 음악으로의 접근도 이 시점에서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충분히 싸이라는 코믹한 브랜드는 정점을 찍고 그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니 말이다. 소비되는 이미지로서가 아닌 분명한 색깔을 가진 뮤지션으로서의 자리매김. 싸이의 스타일대로 이것도 충분히 가능할 거라 믿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