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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마음에서 영생하게 된]신해철, 그의 삶에 대하여

by 비오는날비맞기 2014.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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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마음에서 영생하게 된] 뮤지션 '신해철', 그의 삶에 대하여

 

 

 

 

 

지금 이 포스트를 적는 저는 과거 밴드 '넥스트'의 리더였고, 윤상과의 일렉트로닉 프로젝트 듀오 '노댄스'의 일원이었고, 모노크롬이라는 이름으로 본인의 일렉트로닉 실험을 더 확장시켰던 선두적인 사운드를 선사했던 뮤지션이었던, 바로 '신해철'의 팬입니다. 그가 2014년 10월 27일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저는 그의 지인도 아니고 친척도 아니고 친했던 친구도 아니지만....그를 잘 압니다. 그의 음악을 통하여, 그리고 그의 삶의 족적들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목표로 어떤 삶을 추구했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그의 팬들이 동일하게 느낄 것입니다. 내 옆에 존재하진 않았지만 어디선가 활동하고 생활하고 있을 신해철을 늘 응원하고 모든 일들에 같이 공감해줬을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얼마전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김어준이 그랬습니다. 신해철이 죽은 후 가장 크게 다가오는 건 이 세상에 그를 대체할 다른 누군가가 없다고...흔히 우리는 방송에서 많은 프로그램들이 개편과 함께 사라지거나 하면 그 자리를 다른 프로가 채우고, 또 어떤 그룹의 멤버가 탈퇴를 하면 그 자리를 또 다른 멤버가 채우곤 하는 걸 자주 봐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우리 일상에 너무 비일비재하죠. 심지어 친척의 누군가가 삶을 접어도 우리는 그 자리를 채울 다른 뭔가를 시간이 걸리겠지만 또 찾곤 합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껏 겪은 주변의 죽음들로 인한 그 부재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상실감을 신해철의 죽음으로부터 느낍니다. 정말 신해철이라는 사람을 대체할 다른 누군가는 없더군요. 세상이 어떤 풍경화 한장이라면 그 풍경화 속에서 중심을 이뤘던 가장 크고 아름다운 나무 하나가 통째로 없어진 느낌입니다.

 

 신해철의 부재는 이제 앞으로 제가 더 많이 겪어야 할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절을 지나 그의 팬인 저도 그를 등한시 했던 요즘이었습니다. 바로 지금이 그가 재기를 위해 날개를 펼치던 때였죠. 저도 그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해철이 힘들었던 슬럼프 기간을 지나고 비로소 인생 2막을 시작하려 한다는 것을요. 그는 음악 뿐만 아니라 그는 방송인으로서도 자질이 넘쳤습니다. 그가 말하는 한 문장 한 문장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으로 비수가 되어 날아들었습니다. 때로는 인생일 바꾸게 하는 따뜻한 전도사 역할까지도 서슴치 않았던 신해철이었습니다. 그의 사회 비판은 언제나 신랄했고 논리적이었습니다. 그는 냉정할 때에는 칼이 되어 사람들 앞에 서는 걸 두려워 하지 않았고 따뜻함이 필요한 곳에선 한없이 푸근하고 넉살 좋았습니다. 그것은 그가 늘 삶에서 진실했고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션은 죽은 후 음악이 남죠. 그렇다며 팬들은 마음을 달래겠죠. 하지만 저에게 신해철의 음악은 그의 삶에서 부차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음악은 그가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에 불과합니다. 음악으로 신해철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신해철을 매우 인간적으로 기억합니다. 그는 아주 드문 '숨결'이라는 게 느껴지는 유명인 중에 한 사람입니다. 제가 그를 '사람' 신해철로 많이 의지했던 것 같습니다. 그가 늘 밀어붙이던 삶에 대한 진지한 철학이 늘 저에게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그저 노래쟁이, 음악쟁이 욕심없던 그였죠. 그는 우리가 태어난 것 자체로 우리 인생은 모두 완성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살면서 의미를 찾는 것, 그저 무의미한 것이라고. 그러니 태어났으므로 즐겁게 살고 감사하며 시간을 보내면 된다고 말입니다. 노래하는 철학가 신해철, 독설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 버리는 마력을 가진 마왕 신해철은 수많은 그의 음악 작품들과 함께 이제 무한한 자유를 얻었기를 소망합니다. 그가 손 꼽았던 그의 노래, '민물장어의 꿈'처럼 큰 파도를 넘고 또 넘어 이르기를 바랬던 드넓은 바다에서 아픔없이 헤엄쳐 나가는 신해철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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