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선물:14일 -한국의 새로운 장르드라마의 출현 알림
'신의선물-14일'은 종영됐다. 14일 동안의 숨가쁜 추격과 추격을 거듭하고 결국 주인공 조승우가 이 모든 사건을 뒤로 되돌렸던 원인이었다는 것을 알리면서 드라마는 끝이 났다. 정말 숨 한번 제대로 쉬기 힘든 빠른 전개와 드라마 곳곳에 깔린 여러 복선들과 암시들, 그리고 보는 이들에게 일부러 혼란을 주려는 작가의 함정까지 그대로 담아내면서 드디어 드라마의 막을 내렸다.
신의 선물-14일에 '조승우'와 '이보영'의 캐스팅은 초반부터 모두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필자는 드라마의 캐스팅은 작품 반 이상을 지배하는 결정적 요소라고 본다. 연기에서 만큼은 원숙함에서 노련함까지 갖춘 이 두 연기자들의 캐스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극의 몰입도를 배가 시켜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조승우'의 사투리 연기는 필자가 광주 출신으로서 듣기에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억양이나 사투리 특징을 녹여 대사의 강약 조절에서 성공한 연기를 펼쳐줬다. 특히 지금까지 전라도 사투리를 연기할 때, 다소 오버스러움, 막무가내로 전체 대사에 사투리 어미를 넣는다던가 하는 고질적이고 어색한 사투리 연기에서 선을 긋고 구식 연기에서 한차원 넘어서는 연기를 보여줬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어야겠다. 그래서 조승우가 이 역할을 위해 (아무리 촬영은 생방송 촬영이었을진 몰라도) 치밀한 준비를 했는지를 알게 해준다. 촬영이 부족한 시간으로 급박하게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기동찬'은 기동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기동찬 자체로 빛을 발했다. 그것은 이보영도 마찬가지다. 초반 드라마 안에서의 오열연기나 아이를 잃고 허겁지겁 용의자의 다리를 놓치않고 늘어지는 장면은 그가 아직 아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에 얼마나 몰입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들이다. 이보영은 적지 않은 나이가 아님에도 연기 영역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는데에 그가 다른 여자 배우들과 다른 길을 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여자 배우로서는 상당한 포부라고 보여진다. 이보영의 작은 몸에서는 실험정신까지 뿜어져 나오는 듯 하다. 이런 두 배우의 열연과 더불어 조연들의 활약도 놓쳐선 안된다. '신구', '정혜선', '강신일', '바로', '연제욱', '한선화' 등의 연기는 드라마의 양념을 더했다. 농익은 선배 연기자들의 균형감 있는 역할의 지지대가 있었기에 주연과 신인, 조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껏 역할에 빠져들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전에 없던 스릴러의 출현. 비교적 탄탄하게 짜여진 스토리 위에 세세하게 얹어진 극적 장치들. 모든 가능성을 열어주며 시청자들에게도 곰곰히 생각하게 해주며 상상력을 동원하게 만드는 이러한 새로운 드라마적 재미는 이전엔 볼 수 없는 시도였다. 그 출발을 성공적으로 알려준 것 같아 드라마의 완성도나 흥행을 떠나 소중한 결과물로 남지 않나 생각해본다. 고생스럽게 촬영되어 나온 많은 장면들이 보인다. 드라마가 마무리된 만큼 스텝들과 출연자들이 그만큼의 휴식의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내심 안도하게도 되는 것 같다. 신의 선물 -14일.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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