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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노무현을 추억하다] 타이밍 제대로인 영화 한편

by 비오는날비맞기 2013.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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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노무현을 추억하다]

 타이밍 제대로인 영화 한편

 

 

 

고 노무현의 유서 일부ㅣ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모두에게 타고난 운명이 있다면,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삶의 운명이란 가혹한 것 아닐까. 퇴임 후 농촌마을에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램도 못 이루고 떠난 한 사람으로서...정말 안타깝다. 크고 거창한 소망이 아니었는데. 고 노무현을 추억하며 다시 한번 그가 어떤 길을 걸었는가를 되새김질할 수 있는 영화 한편이 개봉되서 많은 이의 지지와 응원을 받고 있다. 마치 우리는 노무현과 함께 그 시절로 건너가 그가 건네는 손을 부여잡고 악수하려는 것처럼.

 

 

 

 

 

 

변호인, 그리고 부림사건 ㅣ 부림사건은 1981년 군사독재 정권이 초기에 통치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일으킨 부산지역 최대의 용공조작 사건이다. 용공은 공산주의에 동조하는 것으로 '용공 조작'은 공산주의자가 아닌 사람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범죄자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부림사건은 최병국 부산지방검찰청 공안검사가 1981년 9월 부산 지역의 양서협동조합에서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들과 교사, 회사원 등을 영장 없이 체포하고 고문을 가하면서 시작됐다. 공안당국은 체포된 무고한 시민들을 20~63일 동안 불법으로 감금하고 구타는 물론이고 살인적 고문을 가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국가보안법·계엄법·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하여 징역 3~10년을 구형했고, 법원은 이들에게 5~7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당시 노무현은 세금, 회계전문 변호사로 활발히 일을 하였으나 이 사건을 접하며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 안  다섯번이나 진행된 재판에서 주옥같은 대사들을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송강호의 집중도 높은 연기, 그의 느슨한 듯 조여지며 좌중을 압도하는 연기는 여전히 스크린에서 빛났다. 송강호의 열연에 더해 과거 노무현을 연상케 하는 직설적이며 논리적인 특유의 언변이 도드라졌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많이 주목 받을 거라 예상된다. 그 이유는 지금의 타이밍이다. 한참 국정원의 대선개입, 댓글조작 사건들로 의혹이 가득한 지금의 정국의 정곡을 찌르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송강호는 여러번 강조한다. 독재정권의 희생양으로 잡혀온 이 학생들의 죄 여부, 형량을 따지는 재판이 아니라, 정부가 부당한 공권력으로 무고한 시민들을 잡아들여 고문하고 구타한 사실을 시인하고 그 관련자들을 어떻게 처벌해야 하느냐를 결정짓는 재판이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이 얼마나 비겁한 역사의 한 조각인가. 영화는 따뜻한 작은 재미들과 냉혹하고 살벌했던 그 시절을 동시에 보여주며 조금은 느슨하게 메세지를 전해온다. 국가란 무엇인가. 그리고 저항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또 지금의 화두,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고 노무현의 길 ㅣ 단지 '길'이다. 그의 유언에서도 그는 삶과 죽음은 그저 자연의 조각들이라고 말했다. 영화 안의 대사에서 '오달수'가 '송강호'에게 오늘부로 스스로 편한 인생 걷어찼다고 말했다. 편한 삶은 걷어 찼을지 몰라도, 삶과 자연의 진정한 일부로서 발걸음을 내딛는 시초였다고 나는 믿는다. 노무현의 길은 그가 선택했다. 그는 많이 미안해했지만 허투루 살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가 또박또박 특유의 말투로 고집하며 말하듯, 권력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짓밟아온 역사를, 이 비겁한 이 땅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에. 그가 그렇게 말했다.

이젠 노무현을 볼 수 없다. 하지만 그는 꼭 재평가 받을 것이다. 역사의 심판대에서 '고 노무현 전대통령'은 바로 그 때, 그의 '길' 마지막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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