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에네스'를 보면서 ]
방송에서 만들어 낸 억지 이미지 구축의 부작용
예전부터 한국말이 유창한 외국인을 티비에서 보는 건 드문 일은 아니었다.
한국도 이제 글로벌하다. 그래서 많은 외국인들이 나름 한국 사회의 경쟁과 치열함에
매력을 느껴 경험하고자 많이 오는 것 같다. 그러나 한국 사회든 방송이든 한국 사람으로써 그들을 보기에 좀 안스럽다. 한국이 늘 처음에 들끓듯 시작해서 그 거품이
빠지고 나서 경험하는 공허함이 큰 나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름 꿈을 품은 다른 나라의 이방인들의 그 단맛을 보고
나중에 경험했을 씁쓸함이 종종 회자되기도 하기에.
JTBC의 비정상회담은 예전 남희석이 진행을 했던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프로그램 포멧에서 비슷함을 느낀다고 한다.
국가를 대표해 나온 외국 출연자 개개인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매회 방송과
동시에 출연자로 가는 집중도가 크기 때문이다. 그들은 객관적으로 한국을 바라봐주면서 동시에 예전엔 보지 못한 개성을 시청자 앞에 드러낸다.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스럽기도 하고 또 문화적 색깔을 솔직하게 말할 때면 어쩔 수 없는 이방인이다.
비정상회담에서 에네스 카야가 보여줬던 입담은 정말 대단했다.
한국말이 유창한 에네스에게 프로그램은 '보수적'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워보았다.
왠지모르게 그의 표정, 말투, 그리고 터키인이라는 것들이 그 이미지를 굉장히
진짜인 것 처럼, 사실인 것 처럼 잘 포장되어 전파를 탔다. 많은 사람들이 알거다.
방송에서 뜰려면 자기만의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우연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는 거고 때로는 작가들이 탄생시켜주기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연예인들의 이미지는 그렇게 무수한 경험의 결과의 공식대로 생산되고 또 재생산되어진 결과물에 불과하다. '보수적'이며 '바른말'하는 이미지로 재탄생된 에네스.
그는 줄줄이 다른 프로그램에 섭외 일순위가 됐다. 외국인이지만 MC를 위협할 정도의 한국어 실력에 외모도 그 정도면 됐다. 그러나
그의 상승곡선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어제 '한밤'에서는 에네스와 연인관계였다는 또다른 제보자가 등장했다.
제보자 C양은 직접 인터뷰를 가지며 SNS로 에네스를 만났고 클럽까지 같이 갔다고 했다. 불과 두달 전까지 만난 걸로 드러났고 결혼까지 생각할 만큼 깊은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에네스가 그런 식으로 접근해서 만나 온 여성들이 한 두명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에네스는 기자회견에서 명확하게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조차 하지 않자 여론은 더 급속도로 나빠졌다.
급기야 그의 아내가 자신의 블로그에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무분별한 기사로 인해 자신은 물론이고 아이도 스트레스로 계속 설사만 한다, 한 가정을 깨기를 원하느냐, 우리가 한국을 떠나거나 우리 가정이 깨어져야 끝날 것처럼 여론이 압박한다...며
지금의 상황이 무척 고통스러움을 전했다.
늘 그랬던 것 처럼 우리는 방송에서 소비되는 이미지를 만들고 그들이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않고 우리를 재밌게 해주기만을 바란다.
그런 면에서 방송과 또 에네스 본인이 살아 남기 위해 만들어야 했던 '이미지'의
희생양일지도 모른다. 무조건 자신을 알리고 봐야 한다는 억지쇼에 혈안이 되었던 건 아닌지 에네스 카야 자신도 스스로를 깊이 뒤돌아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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