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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사회] 허기진 사회, 그 어디에도 '국가'는 없다

비오는날비맞기 2014. 8. 1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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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사회] 허기진 사회, 그 어디에도 '국가'는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내한에 모든 언론사들의 집중도가 이상하리만큼 높다. 우리나라의 이런 반응, 참 생소하게 느껴진다. 지금까지 국내에는 여러 국빈의 방문이 있었다. 그들은 다양한 위치의 다양한 국적을 가진 유명인사들이었다. 때로는 대통령이 그들을 맞기도 하고 많은 행사가 한국을 찾은 해외 유명 인사를 위해 있어왔었다. 그러나 현재 교황의 방문에는 확연히 다른 반응이 우리나라에서 일고 있는 것이다. 교황은 평소 경제적으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의 입장에서 쓴소리를 많이 해왔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를 강렬히 비판했고 대기업과 부유층들이 늘 독식할 수 밖에 없이 짜여진 세계경제에 대해 질타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 의식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었다.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토록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의 이목의 교황의 이런 행보에 주목하는 것은 교황청이라는 최고의 권위와 권력을 가진 곳에서 어쩌면 당연하게 요청되어왔던 덕목을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적인 가르침은 항상 낮은 자들 편에 서고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이다. 그런 가르침들을 설파하고 몸소 실천하는 것은 교황 자신이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전혀 존경 받을 일도, 칭찬 받을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어떤 모습을 봐왔는가. 권위와 권력의 최정점의 선 자들은 하나같이 더 높은 곳을 향해 탐욕을 부리고 그 밑의 힘 없는 사람들을 짓밟아왔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또 어떤가. 아마도 그런 뒤틀려진 모습을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한국일 것이다. 거대한 배의 침몰, 그 안의 갇혀있던 꽃다운 나이의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구조 한번 받아보지 못한 채 차갑게 죽어갔다. 2014년의 암울한 사고, 그리고 이제는 여당과 정부의 인사들은 유족들에게 '노숙자', 'AI', '교통사고'라는 잔인한 말을 아무 거리낌없이 하고 있다. 국민들은 먹먹한 가슴을 달랠 틈도 없이 너무도 비인간적인 후속 처리를 여전히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박근혜대통령은 그 자리의 맞는 요청에 부응하고 있는가? 한 나라의 원수가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기본적 덕목을 행하고 있는가? 세월호로 인해 국민 살림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제 세월호를 잊자고 말한다고 해서 국가의 경제가 나아지겠는가. 그렇지 않다. 세월호로 희생 당한 어린 학생들의 공백, 그 충격으로 가슴이 펑 뚫려버린 국민들은 먹는 것 조차 부끄럽다. 국민들의 생각을 살피고 안위를 지켜주는 것이 국가 수장 대통령으로서의 본분이다. 그러나 지금 뭐라고 말하는가. 어려워진 경제는 결코 눈에 띄는 경제 정책 몇 개로 해결되지 못한다. 한 나라의 수장은 세월호의 긴급한 사고 시간에 행적을 알 수 없다. 아직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내 기사를 배껴 쓴 해외외신의 보도에 이상하리만큼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고스란히 비어있는 국가의 지도자의 자리를 비집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들어온다. 허기진 국민들이 기대하고 요청했던 모습. 단식을 단행하며 국회 앞 땡볕에서 아직까지도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위해 자리를 지키는 지친 유가족들에게 단 한번도 손을 내밀어 준 적도 얼굴을 비춘 적도 없는 대한민국의 대통령. 거짓이든 진실이든 본인이 보였던 눈물을 까맣게 잊은 듯 행동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 박근혜. 끊임없이 자기의 책임보다는 사회의 책임을, 전 정부의 책임을, 국가 공무자들의 책임을 강조하는 대통령.

 

 

 

 

 

 잊자, 이젠 잊자...

라고 말하는 부끄러운 자신의 입술 조차 모르는 무지하고 무능한 한국 정부. 단 한가지의 인간으로서의 덕목을 가지지 못한 (비약으로 들리지 몰라도) 결핍의 한국 정부는 낯 뜨거울 정도로 한 종교의 수장이라는 프란치스코를 향해 환영하고 또 환영한다며 몸소 마중까지 나가신다고 한다. 자식을 잃고 병원의 치료조차 거부하며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목숨을 내놓고 국가에게 말을 거는 나약한 국민들은 뒷전으로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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